수채화의 자작시

비빔밥

수채화같은 삶 2017. 4. 5. 22:49

비빔밥 / 손주용

봄바람 난 입맛
지천으로 흐트러진 꽃 마중 나가고
집안 이곳저곳 하품하며 졸고 있는
짝 잃은 외기러기 상추, 부추, 시금치
주름진 양푼에 웅성웅성 모여든다

고추장 립스틱 짙게 바르고
집 나간 입맛 유혹하는
참기름 향수 뿌려 달걀 톡톡
쓱싹쓱싹 맛깔나게 비벼본다

잘나든 못나든 한 뼘 안 세상
어우렁더우렁 맛깔 나는 춤사위에
입맛대로 사는 지체 높은 채소들아
부추 잘났다 까치발 든다고
부추밭 될 수 있을까?

독야청청 채소들아
개나리 같은 달걀 물에
우리 같이 버물러져
바람난 입맛 찾아오자
건강한 몸체 세워보자.


2017.  0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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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용님의 비빔밥]
손주용님의 시 비빔밥은 시에서 그려주는 이미지와 그 이미지를 통하여 전하는 메시지가 마치 비빕밥처럼 아주 맛있게 창작해 놓았습니다. 모나지 않으면서도 잘난체 하는 인간 부류를 향하여 점잖게 일갈하고 높낮이 없는 똑같은 인격을 강조하면서 모두가 비빕밥 처럼 더불어 어울리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1차 정서같은 언어 이면서도 1차정서의 언어가 아닌 2차 정서로서의 2차 언어를 구성해 놓은 아주 접근을 쉽게 풀어 주고 있습니다. 독자들로 부터 애용될 시같은 예감마저 듭니다.
봄이되면 보통 우리네 입앗이 떨어지고 까칠한 입맛으로 음식 맛을 잃는 현상을 <봄바람 난 입맛>이라고 아주 실감있게 그림을 그려서 2차 언어의 진수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봄바람 난 입맛은 바로 시적 변용의 형상화로 정서적으로도 2차 정서의 언어로 아주 좋습니 다. 여러 채소들이 비벼내는 그림에서 숨죽지 않는 부추를 까치발 든다라고 한 언어와 한데 어울리지 못한 것을 가지고 부추밭 된다더냐 하고 일갈하는 그 이미지에 메시지가 들어있게한 시상의 구상은 1차 언어가 아닌2차 언어로서 아주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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