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채화의 자작시

내가 가는 길

수채화같은 삶 2016. 9. 28. 16:44

내가 가는 길

 

손주용

 

 

태초부터 길은 보이지 않습니다.

 

되돌아 갈 수 없는 걸 알기에

 

기름을 짜내듯

 

온 힘을 모아 여기에 있습니다

 

 

생사의 칼날 위에서 춤을 추며

 

맞서는 바람 한 점에도

 

꼿꼿이 선 채로 걸어왔습니다

 

 

 

앞으로 가야 할 길

 

알 수 없는 나약한 존재이지만

 

내 마음에 뜨는 별빛 따라

 

주어진 삶을 사랑하며

 

그리 담담히 걸어 가겠습니다

 

 

 

한번의 춤사위처럼

 

이 길의 끝에 서는 날

 

지나온 발자국에 입을 맞추고

 

대보름달 같은 미소로 떠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