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채화같은 삶 2016. 9. 28. 17:10

침묵

 

손주용

 

 

침묵은

고요함 만을 말하지 않는다

심장박동의 떨림으로

태동의 새벽이 열린다

 

침묵은

정지만을 말하지 않는다

축정이의 속을 은밀하게

채우는 성숙의 시간이다

 

침묵은

외로움만을 말하지 않는다

사막의 밤이 찾아와도

생명수 한모금 찾아

뿌리를 뻗어 가는

근원에 집중하는

기도의 시간이다

 

침묵은

허허로운 벌판이 아니다

웃자란 생각의 잡초들을

솎아내는 김매기의 시간이다

 

침묵은

죽어가지 않는다

잠시 멈춰  서서

삶의 나침반을 가늠해 보는

성찰과 휴식의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