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쭈꾸미와 함께한 쇠뿔바위봉 번개산행

수채화같은 삶 2008. 3. 30. 23:06

수술후 산행을 하는 주말만 되면 뭔지 모르게 맘이 싱숭생숭하니 2% 부족한 게 있어서 몸이 찌뿌듯하다.

지난주 백두대간도 곧 갈수 있을 것 같은 의욕과 놓치고 싶지 않은 아쉬움으로 산행취소도 하지 않다가

나중에 민폐가 걱정되어 결국에 미미냥님에게 쪽지로 조용히 산행취소를 알리며 얼마나 아쉬워 했는지...

그래 몸 완전히 회복되게 관리해서 민폐 끼치지 말고 4월 첫주 호남명산에 올인하리라 스스로를 위로했는데...

그런데 그런 내가 보기 안스러웠는지 옆지기 은설님이 수요일 저녁에 은근히 몸도 미리 풀겸 이번주 내변산

번개산행 가는게 어떠겠냐고 넌즈시 물어본다

괜히 퉁사리 먹을것 같기도 하고 민폐도 끼칠까 두려워  눈치만 보고 있었는데 올커니 하고 마치 기다린듯

이미 마감을 마친 도경님에게 조심스럽게 그러나  애절하고 애처롭게 데리고 가달라고 쪽지를 보낸다.

번개산행을 하루 앞둔 토요일 저녁에 비가 내려 걱정이 많았는데 막상 산행 당일 아침이 되니 비가 개고

출발때 부터 배탈까지 나서 그렇잖아도 맘이 쓰이는 내 맘을 더 무겁게 한다.

그런데 뒤늦게 도착한 미미냥님이 나에 마음을 아는 지 먼저 출발한 버스를 애통리 검문소 앞에 대기시키게

한다 뒤가 급해서 주위를 들러보니 반갑게 보이는 검문소로 기회는 이때다 싶어서 냅다 달린다.

복많은 사람은 다르다고 따뜻하게 덥혀놓은 비데가 내 맘까지 따뜻하게 덥혀 줍니다.

버스에서 부터 은초롱님 협찬 딸기가 배달되고, 보살님 협찬 마이쥬 까지 먹을게 풍년입니다.

부안땜의 발원지인 어수대 앞에서 기념촬영과 몸풀기를 하고 시작한 산행길 처음부터 조금은 가파른

길이 우리를 맞이한다.

몇 주 쉬었다고 어질어질하니 감이 좋지 않다 거기다 수술부위가 은근히 신경이 쓰인다.

괜히 아파서 민폐를 끼칠까 하는 염려가 시종일관 수술부위로 산행 내내 맘이 간다.

그래도 생각만큼 그리 힘들지 않은 걸 보니 다행이다

마지막엔 속도도 한번 내보고 담 산행에 대한 자신감도 어느 정도 가져본다.

그래도 비가 그친 날씨에 안개 때문에 조망은 관혹 가리긴 했지만 여유롭게 산행에 나서

중간중간 과일파티와 컵라면 그리고 술 한잔으로 쉬어 가면서 가족사진도 찍고

맘 좋은 회원님들 덕분에 무사히 3시간의 몸풀기 산행을 12시 40분에 하산하여

식당으로 이동하여 백합죽과 바지락 칼국수로 점심을 마치고 회원님 들이

염불보다 잿밥으로 입맛을 다시는 오동통한 쭈꾸미를 먹으로 모항으로 출발했다.

고기배에서 직접 공수해온 팔팔한 쭈꾸미를 냉이와 쑥을 넣은 육수에 샤브샤브로

데쳐서 안주 삼아 마시는 모악산표 청주와 인삼막걸리 맛 또한 모항의 바다 바람 만큼이나

둘이 먹다 다 죽어도 모르는 별미중에 별미였습니다.

서로 먹여주고 술잔도 주거니 받거니 하며 널부러진 웃음소리에 봄날 오후 시간은

여삼추처럼 흘러가고 멸치 칼국수 라면을 먹물에 끓여 먹고 마지막으로 머리통

하얀밥까지 맛나게 먹어서 쭈꾸미 머리처럼 부른 배를 움켜지고 행복한 추억 한보따리

채워 돌아오는 길이기에 다들 행복에 겨운 28인승 리무진 버스는

기사님의 구수한 사투리 덕에 더더욱 즐건 봄소풍 같은 번개산행의 대미를 장식했네요.

번개산행 공지부터 준비에 애쓰셔 주신 래일만님과 이도경님 후미대장

산너울님 먹거리 챙겨주신 모악산님 감사합니다.

오늘의 봄기운 만땅으로 충전했으니 다가오는 한 주는 힘이 펄펄 날겁니다

함께 해주신 회원님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