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2011년 10월30일 덕유산 향적봉 나홀로 산행기

수채화같은 삶 2011. 10. 30. 21:50

 

10월의 마지막 주말, 남은 두 달의 하루 하루가 여삼추처럼 지날 것 같은 아쉬움에 예정에 없던 가을의 끝자락을 잡으려 길을

나선다. 어디로 갈까하다가 덕유산으로 정하고 무작정 길을 나서며 무주리조트에서 곤도라를 타고 향적봉을 오르기로 작정한다.

가는 도중에 그래도 과정이 없는 삶에 감동이 없듯이 밑에서 부터의 과정이 생략된 산행역시 이야기 없는 드라마같고 내 생리에 맞지 않는 것 같아 방향을 돌려 무주 구천동으로 발길을 돌린다.

 

 

백련사로 향해 가는 길에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걷는 젊은 커플들의 모습이 가을빛에 물든 가로수길과 어울린다

소원성취란 푯말에 눈길이 가서 가는 가을에 저물어 가는 올 한 해에 내게 일어났던 악몽같은 일들도 다 씻겨가길 소원해 본다

 

 

 

 

 

 

가을 산사에 들어 서면 웬지 마음이 편안해지고 온갖 시름이 다 세월의 강에 흘러흘러 떠내려 간 듯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어서 참 좋다.

 

 

백련사에 이르러 산사 경내를 한번 둘러본다. 삶에 관한 근원을 벼랑에 선 마음으로 선문답하듯 궁금해 하지만 어쩜 이렇게 자연과 어울러져 자연을 사랑하며 자연을 닮아가듯 자신이 최선의 선택으로 살아가는 그 여정이 아닐까 싶다

 

향적봉 정상을 앞두고 운무에 싸인 덕유산자락의 자태를 배경으로 이번 가을이야기의 주인공을 담아본다

정상을 한 발 앞둔 이때가 가장 성취감과 함께 가슴이 확 트이는 느낌이 들어 언제나 참 좋다

그래도 향적봉 정상에 올랐으니 인증샷은 남겨야 할것 같다. 매번 오는 향적봉이지만 그 때 그 때 맛이 다르고 담아오는

이야기가 다르다

내려오는 길에 백련사의 절풍경이 고즈넉히 운치가 있어 한 컷 담아본다

앞서 산사의 운치를 얼큰이(?)가 헤친것 같아 풍경사진으로 한 컷 담아본다

 

산행일지: 주차장(11시 출발)~6.5km~백련사(12시20분)~2.5km~향적봉(1시20분)~점심(2시 출발)~백련사(2시40분)~

주차장(3시45분) 산행종료 총 산행거리 18km

 

같은 산도 어떤 마음으로, 어떤 사람과, 어느 계절에 가는 가에 따라 이야기가 다르고 추억이 다르다

세상은 항상 나를 그냥 같은 눈으로 지긋이 바라볼 뿐인데 나 혼자 내 감정에 휩싸여서 슬프고, 때론 기쁘고

때론 행복해 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솔로몬왕이 자만하지 않고 자기를 다스리며 항상 곁에 두고 새기고 싶은 말로 삼았다는 " 이 또한 지나가리라.." 라는

구절처럼 어제의 이야기가 오늘의 나를 대신 할 수 없고, 미래의 나가 오늘을 대신할 수 없듯이 오늘의 시련이 영원하지

않고 오늘의 환희가 영원하지 않듯이 너무 낙담하거나 자만하지 말고 살아있는 현재에 최선을 다하고 행복을 찾으며

담담히 살아가는 게 정답이 아닌까 싶다

힘들 때 마다, 기쁨에 겨워 자만할 때 마다 "이 또한 지나 가리라" 라는 구절을 되뇌이며 용기를 얻고 자만하지

않으며 말이다

지나고보면 오늘의 시련을 참고 넘으면 담에 더 높은 고비도 넘을 수 있는 내성이 생기고, 더 강한 내가 되어

오늘의 이야기를 추억하며 힘을 얻고 손때묻은 나의 수채화같은삶의 일기장에도 남아있을거라 믿는다

 

오늘 하루의 이 다짐이 항상 내 켵에서 힘이 되는 촌철살인의 특효약이 되길 바래본다